'실무'에 강했던 한 리더 이야기

Kay 김우재

2024-08-18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어떤 한 리더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 리더가 있었습니다. 특정업무에서의 그의 실무능력은 매우 탁월했습니다. 탁월함은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습니다. 당연히 좋은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그가 상위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해당 부서의 업무에 대해서 전문지식이 부족했습니다. 그 부서는 몇 개의 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전혀 다른 성격의 업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애초부터 잘못된 인선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새로운 리더 인선은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습니다.

1. 그저 상의하달만 하는 리더

전문지식이 없으니 상위리더가 지시하는 태스크에 대해서 ‘무조건’ 예스맨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론 태스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나, 추가 보완사항에 대해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본인의 휘하에 있는 실무에 탁월한 팀장들에게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리더는 팀장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지만, 보복심리로 팀장들의 팀원들 앞에서만 ‘방구석 여포’ 같은 강자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강약약강’이지요.

2. 본인의 전문분야로 자신을 돋보이려고 하는 리더

실무에 대해서 전혀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실무팀장들에게 아무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던 그 리더는 자신의 존재감을 자신이 실무자였을 때 고성과를 냈었던 분야를 통해서 나타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모든 태스크에서 본인의 전문분야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급’으로 보면 아주 고임금 노동자였던 그 리더는 대리/과장급이나 할법한 마이크로 한 업무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했습니다. 당연히 해당업무의 실무자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어차피 깨질 수밖에 없었기에 점점 ‘무엇인가’를 내려놓기에 이르렀습니다.

3. 점점 리더의 일에서 멀어지게 된 리더

‘강약약강’, ‘방구석 여포’가 된 리더는 점점 해당 직책의 일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없어도 팀장들이 워낙 일을 잘했기에 업무진행은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냥 ‘상의하달’만 하고 결재만 들어가는 리더에게 늘어만 가는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본인의 업무영역이 아닌 곳에 집중하게 됩니다. 점점 그 리더는 부서를 총괄하는 사람이 아니라 쓸데없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꼰대가 되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