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리 역설(Paradox of Vacant seat)'을 조심하세요!!!

탈퇴한 회원
2024-10-03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연결’을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표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어떤 뜻인지 이미 잘 아시지요?  통상 있을 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없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있을 때 잘해!’라고 말할 정도로 ‘난 자리’가 되어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난 자리’ 즉 비어있는 포지션의 충원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만, 채용의 현장에서 ‘난 자리의 역설(Paradox of Vacant seat)’’이 발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특히, 리더의 포지션일 때 ‘난 자리의 역설’은 더 심각해집니다. 제가 희생자가 되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포지션이 비어있으면 분명히 그 자리에 적합한 누군가를 채용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할 텐데요,  ‘난 자리의 역설’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피해가 생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난 자리의 역설’은 저만의 표현임을 양해부탁드립니다.   



1. (1단계) 누군가의 퇴사와 빈자리의 발생
처음에는 비어 있는 자리의 일을 주변의 사람들이 나눠서 대응을 해야 합니다. 4명으로 이루어진 팀인데 갑자기 3명이 하면 힘들겠지요. 그런데 리더의 포지션이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다른 리더가 겸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성이 전혀 없기에 해당 업무는 아무런 진전없이 그저 현장유지만 겨우 하게 됩니다. 문제가 생겨도 언젠가 이 자리에 올 ‘그 분’이 해결하길 바라며 조용히 덮는 경우가 많습니다.


2. (2단계) 어느새 익숙해진 공백
사실 2단계가 되기 전에 충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부 이동이던, 외부에서 채용을 하던지 말이지요. 특히 작은 조직에서의 리더의 포지션은 내부 승진으로 대응하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채용을 해야만 합니다. 이때 빠르게 채용을 해야 하는데, 바쁜 회사일과 최고 리더의 의사결정 지연과 우유부단으로 인해 채용이 지연될수록 문제는 악화됩니다. (사실 퇴사한 리더는 이러한 최고 리더의 의사결정 지연과 우유부단으로 퇴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3. (3단계) 위험한 착각의 도래
누군가 없어도 회사일은 어찌어찌 흘러갑니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의 크기만 커져갑니다. 리더의 포지션이 공석이라면 더욱더 심각합니다. 당장 눈앞의 업무공백은 팀워크로 겨우 대응하게 되는데, 최고 리더는 이를 보고 아무런 문제 없이 회사가 흘러가고 있다는 오해를 하게 됩니다. 결국, 이 자리에 누군가가 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퇴사한 누군가는 애초부터 불필요한 사람이었고, 지금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문제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착각은 곧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변합니다.


 4. (4단계) 공허한 채용과 뜨거운 감자
이제는 비어있는 자리에 대한 충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원자에 대해서 한없이 눈이 높아집니다. 'S' 아니면 안 돼라던지, 대기업출신 아니면 서류도 통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누군가 채용이 되어도 충원에 대한 절실함도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신규입사자에 대해서 한없이 지적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조직은 비어있는 자리에 대한 필요성이 없어진 상태이고, 신규입사자는 내가 여기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생깁니다. 결과는 이별이죠. 자의냐 타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5. (5단계) 이젠 도돌이표의 반복
이젠 관성적, 습관적으로 계속해서 채용공고를 올립니다. 그 누구도 먼저 이 포지션이 이제 회사에서 필요 없다고 말하진 못합니다. 채용-입사-퇴사-재공고-입사-퇴사가 무한 반복됩니다. 최고리더만 모르는 폭탄은 점점 커져갑니다.



채용사이트를 매일 꾸준히 검색하다 보면 그리 어려운 기술 스택을 가져야 하는 포지션이 아닌데도 오랜 기간 동안 모집 공고를 게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사팀장 같은 어느 정도 범용적인 포지션임에도 상당 기간 동안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같은 기업의 인사팀장 포지션을 여러 번 제안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요, 이 기업은 벌써 몇 년째 계속해서 인사팀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런 블랙리스트 기업은 해당 업계 혹은 업무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본인의 회사가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CEO 혹은 오너만 모를 뿐입니다.



특별히 어려운 포지션이 아닌데도 오랜 기간 채용공고에 있는 경우, 같은 공고가 계속해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경우, 지원자는 혹시 ‘난 자리의 역설’이 아닌지 잘 판단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난 자리의 역설’의 피해자였을 때는 제 포지션에서 1년 동안 이미 4명이 거쳐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여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https://hahahahr.com/kay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팟빵: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90236?ucode=L-gqIVtpiB

★ 네이버TV:  https://tv.naver.com/v/51992040

★ 리더십 칼럼 기고: 대기업 내부 블로그, HR인사이트 등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https://learningspoons.com/course/detail/leader-communication/

★ 글쓰기 모임 운영: 작심삼일 글쓰기, 두들린 체인지 스터디 ‘리더의 글쓰기’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