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근하고 직장동료와 맥주 한 잔을 하러 가면 주구장창(주야장천 :晝夜長川)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내가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프로세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그 사람은 내 말을 끊고 그것에 대해 자신의 말만 한다. 보통 그런 사람이 팀장 아니면 본부장일 때가 많다.
2. 오늘 술자리에서도 내가 겪었던 억울한 이야기는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회의 때 눈치 빠르고 말만 잘하는 여우 같은 박 차장에게 말발로 밀린 것만 생각하면 집에 와서 씻고 누워서도 복장이 터진다.
3. 업무는 개판 치는데 골프실력은 언더 80을 치는 홍 과장은 주말에 어김없이 본부장님과 팀장, 그리고 다른 본부의 전무들과 함께 골프를 치고 왔다고 자랑한다.
4. 홍 과장의 보고서를 보면 한숨만 푹푹 나온다. 그런데도 이번 연말평가때 골프를 잘 치는 홍 과장은 A+를 받았다. 야근하면서 홍 과장의 보고서를 매번 수정하느라 고생한 나는 골프를 치러 가지 않은 죄로 B를 받았다.
5. 회사를 다니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라든지, 중복된 프로세스라든지, 불필요하게 시간을 잡아먹는 시스템을 알아서 발견하고 스스로 개선했다. 언젠가는 누군가 나를 알아주겠지 했다. 그런데 그 언젠가는 영원히 그 언젠가가 될 것 같다.
6. 묵묵히 일하며 조용히 성과를 내는 나는 바보인 걸 알았다. 내가 조용히 내 팀원과 함께 개선하여 비용 절감을 30% 이상 했던 그 프로젝트의 공이 김팀장의 것이 되었다. 어쩐지... 상무님께 보고한 내용을 나한테 말을 안 하더라니...
7. 오늘 술자리에서 본부장이 "김팀장! 정말 수고했어! 사장님이 내년에 김팀장을 상무로 올리라고 하네!"라는 본부장의 말을 듣고 나는 술잔을 들고 김팀장을 보며 입만 웃고 있는 표정으로 "축하합니다!"를 외쳤다. 술은 먹지도 않았는데 속이 쓰리다.
8. 3월인데 인사팀에서 면담하자고 한다. 인사팀에 갔더니 "10개월치 월급을 챙겨줄 테니 나가랜다" 권고사직이었다. 3년간 내 프로젝트의 공을 빼간 김팀장은 상무로 발령받았다. 나는 퇴사.. 김팀장은 상무... 내가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팀장 자리는 골프를 잘 치는 홍 과장이 홍 차장으로 승진해서 맡게 될 것이라 한다.
9. 회사에 15년을 몸 바쳐 일한게 억울하다. 잘 때 가슴이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어제는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병원에 가니 협심증이란다.
10. 권고사직을 받게 된 걸 알게 된 팀원들이 나를 살살 피한다. 나를 무슨 벌레처럼 쳐다보는 후배 놈도 생겼다. '너라고 별거냐? 너도 곧 내 꼴이다.'라며 속으로만 욕해본다. 회사 야외 휴게실에서 담배 한대를 피며 퇴사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조용히, 묵묵히 일을 하는, 성과가 높지는 않지만 평균 이상은 되는 중견관리자들은 조직에서 언제나 바보가 된다.
업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지만 윗사람들에게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며, 그들의 주말의 즐거움까지 챙겨주는 김 팀장과 홍 과장은 우리와 같은 일개미들의 성과를 쪽쪽 빨아먹으니 윗사람이 볼 때는 성과도 좋고, 즐거운 김 팀장과 홍 과장이 싫을 리가 없다.
우리와 같은 묵묵한 일꾼인 미들맨이 회사를 나가면 그 때부터 그들은 다른 먹이감을 찾기 시작한다.
미들맨이 없다면 그들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미들맨을 어디선가 영입해야 자신들이 이 조직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것도 모르고 높은 연봉에 흘려 입사한 성격 좋은 박 차장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언젠가 알아줄 것이라고 착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김 상무, 홍 팀장 밑에서 야근을 한다.
우리는 잘 판단해야 한다. 우리의 상사가 하이에나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회사에서 리더십 같은 소리는 말장난과 다름없다. 우리는 오늘도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게임을 한다.
"오징어 게임"
유명 H기업 인사본부장과 함께 회식할 때면 반드시 라면사발에 소주를 꽉 눌러 담아 원샷을 시킨다고 한다.
라면 사발이 꽉 찰 정도로 소주를 담으려면 거의 소주 두 병이 다 들어간다. 즉 소주 두 병을 원샷을 하는 것이다.
그저께 통화한 H기업을 다니고 있는 후배가 말했다.
"우리 회사는 골프실력이 업무능력의 반이 된 것 같아요!"
정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오징어 게임이다.
리더십? 리더십은 골프이자, 술이자, 노래방에서 본부장을 위한 노래 잘 부르는 것이 오메가이자 알파이다.
대기업에게 고한다. 이제 정말 일 좀 하자.
1. 퇴근하고 직장동료와 맥주 한 잔을 하러 가면 주구장창(주야장천 :晝夜長川)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내가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프로세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그 사람은 내 말을 끊고 그것에 대해 자신의 말만 한다. 보통 그런 사람이 팀장 아니면 본부장일 때가 많다.
2. 오늘 술자리에서도 내가 겪었던 억울한 이야기는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회의 때 눈치 빠르고 말만 잘하는 여우 같은 박 차장에게 말발로 밀린 것만 생각하면 집에 와서 씻고 누워서도 복장이 터진다.
3. 업무는 개판 치는데 골프실력은 언더 80을 치는 홍 과장은 주말에 어김없이 본부장님과 팀장, 그리고 다른 본부의 전무들과 함께 골프를 치고 왔다고 자랑한다.
4. 홍 과장의 보고서를 보면 한숨만 푹푹 나온다. 그런데도 이번 연말평가때 골프를 잘 치는 홍 과장은 A+를 받았다. 야근하면서 홍 과장의 보고서를 매번 수정하느라 고생한 나는 골프를 치러 가지 않은 죄로 B를 받았다.
5. 회사를 다니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라든지, 중복된 프로세스라든지, 불필요하게 시간을 잡아먹는 시스템을 알아서 발견하고 스스로 개선했다. 언젠가는 누군가 나를 알아주겠지 했다. 그런데 그 언젠가는 영원히 그 언젠가가 될 것 같다.
6. 묵묵히 일하며 조용히 성과를 내는 나는 바보인 걸 알았다. 내가 조용히 내 팀원과 함께 개선하여 비용 절감을 30% 이상 했던 그 프로젝트의 공이 김팀장의 것이 되었다. 어쩐지... 상무님께 보고한 내용을 나한테 말을 안 하더라니...
7. 오늘 술자리에서 본부장이 "김팀장! 정말 수고했어! 사장님이 내년에 김팀장을 상무로 올리라고 하네!"라는 본부장의 말을 듣고 나는 술잔을 들고 김팀장을 보며 입만 웃고 있는 표정으로 "축하합니다!"를 외쳤다. 술은 먹지도 않았는데 속이 쓰리다.
8. 3월인데 인사팀에서 면담하자고 한다. 인사팀에 갔더니 "10개월치 월급을 챙겨줄 테니 나가랜다" 권고사직이었다. 3년간 내 프로젝트의 공을 빼간 김팀장은 상무로 발령받았다. 나는 퇴사.. 김팀장은 상무... 내가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팀장 자리는 골프를 잘 치는 홍 과장이 홍 차장으로 승진해서 맡게 될 것이라 한다.
9. 회사에 15년을 몸 바쳐 일한게 억울하다. 잘 때 가슴이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어제는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병원에 가니 협심증이란다.
10. 권고사직을 받게 된 걸 알게 된 팀원들이 나를 살살 피한다. 나를 무슨 벌레처럼 쳐다보는 후배 놈도 생겼다. '너라고 별거냐? 너도 곧 내 꼴이다.'라며 속으로만 욕해본다. 회사 야외 휴게실에서 담배 한대를 피며 퇴사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조용히, 묵묵히 일을 하는, 성과가 높지는 않지만 평균 이상은 되는 중견관리자들은 조직에서 언제나 바보가 된다.
업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지만 윗사람들에게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며, 그들의 주말의 즐거움까지 챙겨주는 김 팀장과 홍 과장은 우리와 같은 일개미들의 성과를 쪽쪽 빨아먹으니 윗사람이 볼 때는 성과도 좋고, 즐거운 김 팀장과 홍 과장이 싫을 리가 없다.
우리와 같은 묵묵한 일꾼인 미들맨이 회사를 나가면 그 때부터 그들은 다른 먹이감을 찾기 시작한다.
미들맨이 없다면 그들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미들맨을 어디선가 영입해야 자신들이 이 조직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것도 모르고 높은 연봉에 흘려 입사한 성격 좋은 박 차장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언젠가 알아줄 것이라고 착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김 상무, 홍 팀장 밑에서 야근을 한다.
우리는 잘 판단해야 한다. 우리의 상사가 하이에나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회사에서 리더십 같은 소리는 말장난과 다름없다. 우리는 오늘도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게임을 한다.
"오징어 게임"
유명 H기업 인사본부장과 함께 회식할 때면 반드시 라면사발에 소주를 꽉 눌러 담아 원샷을 시킨다고 한다.
라면 사발이 꽉 찰 정도로 소주를 담으려면 거의 소주 두 병이 다 들어간다. 즉 소주 두 병을 원샷을 하는 것이다.
그저께 통화한 H기업을 다니고 있는 후배가 말했다.
"우리 회사는 골프실력이 업무능력의 반이 된 것 같아요!"
정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오징어 게임이다.
리더십? 리더십은 골프이자, 술이자, 노래방에서 본부장을 위한 노래 잘 부르는 것이 오메가이자 알파이다.
대기업에게 고한다. 이제 정말 일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