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왜 나는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않을까?

Ian, cho
2024-05-28

이틀만 더 버티면 주말이다.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고, 점심시간만 기다리며, 퇴근하고 다시 출근을 반복하는 쳇바퀴 같은 일상.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고, 주말이 언제 올지 매일같이 손꼽아 기다리며 지낸다. 분명 입사할 때는 너무나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회사 가기가 싫을까? 

 

알람 없이 아침에 일어난게 언제였지?

알람 없이 아침에 일어난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아침에 일어나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고, 오늘 하루 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다. 억지로 일어나 허겁지겁 지옥철을 타고, 짐짝처럼 출근길 인파에 내 몸을 내맡긴 채 이동한다. 이미 이동하느라 지친 나를 채찍질하며 하루 종일 시키는 일을 하는 것에 지쳤다. 자가용으로 출근해도 고통은 마찬가지였다. 할부로 산 차를 타고 출근길에 오르면 밀리는 도로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매달 보험료, 세금, 주유비 등의 부담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인간관계는 솔직히 친구, 가족들과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회사에서 만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싫어하는 사람들, 애매모호한 관계들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눈치도 봐야 하고 잘 보이기까지 해야 하니 그 자체로도 너무 힘든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곤 한다. "월급이 적어도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일한다." 반면, "월급은 많고 회사도 좋은데 상사 때문에 그만둔다." 이 두 가지 말속에는 직장인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드러나 있다.

기왕이면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하지만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일지 아닐지는 다니기 전에는 절대 모른다. 가족, 친구들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사람들과의 시간이 너무 지치고 힘들다.


오늘 끝나고 회식 어때?

드디어 퇴근하기 10분 전, 갑자기 상사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오늘 끝나고 삼겹살집에서 회식 어때? 다들 시간 되지?”

아...

“네, 됩니다...”

우리는 매일 상사 눈치를 봅니다. 업무 시간이 끝난 후에도 회사 생활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5명이 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업무 시간이 끝나고도 회식, 주말 등산 등의 회사 행사에 시달리며, 이러한 추가적인 시간 소모가 더욱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일이 재미가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고 사는 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그 회사의 연봉이나 복지 등의 조건을 보고 입사를 결정한다. 그래서 연봉이나 복지는 좋지만 업무 자체가 내게 맞지 않을 확률이 꽤나 높다.

그나마 조건 보고 들어간 직장의 업무가 운이 좋게도 본인한테 잘 맞아 고속승진을 한다던지, 일을 하다 보니 시야가 트여 회사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독립하여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잘 버티고 견디어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월급날인데 왜 돈이 이거밖에 없지

직장인들이 회사를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월급날이다. 하지만 통장에 찍힌 월급은 숫자에 불과하다. 숫자가 찍힌 뒤 다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 신용카드비, 공과금, 집세, 관리비, 보험료, 교통비, 가족, 친구, 모임회비, 경조사비 등으로 말이다. 

무엇을 위해 일했는지 한 순간 잊게 된다. 재테크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은행이나 증권사의 계좌로 순간 이동을 한다. 통장의 숫자는 다시 "0"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이번 달 생활비는 다시 신용카드로 긁기 시작한다.


아 스트레스받아, 그냥 사!

한 친구는 취미가 참 많다. 퇴근하자마자 뮤지컬을 보기 위해 달려간다. 주말에는 골프 동호회 사람들과 골프를 친다. 골프용품을 사고, 밤에는 사교댄스장에 가서 춤을 추고, 뒤풀이로 와인바에 간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취미 장비를 갖추다 보니 점점 취미활동비가 늘어난다. 이렇게 틈을 주지 않고 취미생활을 하면 회사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돈은 쓰라고 버는 거지.' 그녀의 취미는 계속 늘어만 간다. 토요일에는 사교댄스, 일요일에는 골프. 시간만 허락되면 볼링도 치고 싶고, 요즘 기안84로 인해 핫한 마라톤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던 것인데, 취미 비용도 가중된다. 월 지출이 소득을 넘어서기 시작한다.


쟤는 퇴사하고 대박 났는데,,,

박 대리가 작년에 퇴사를 했다. 최근 SNS를 보던 중 외제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다. 기분이 묘했다. 다른 동기들이 퇴사하고 주식으로 대박 났다고 하긴 했는데, 저렇게 돈을 많이 벌었나? 동시에 '난 뭐 한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매일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자책한다.

박 대리는 원래 주식에 관심이 많았다. 회사 다닐 때도 틈틈이 주식 공부를 하고, 퇴사 후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조금 불안해 보였지만, 이제는 성공한 모습이다. 한편, 나는 회사에 남아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스트레스만 받고 있다.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퇴사 후의 꿈을 이야기한다. 어떤 친구는 카페를 차리고 싶다고 하고, 또 다른 친구는 여행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막연한 두려움에 퇴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박 대리의 성공이 부럽지만, 동시에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 우리는 매일같이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자책한다. 


회사생활의 힘든 점들을 글로 옮겨봤는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딛고 한 회사, 혹은 여러 회사를 오가면서 꿋꿋이 직장생활을 버티고 있는 분들이 대단한 것 같다. 각자 지키고 싶은 무언가나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묵묵히 다니는 걸까 궁금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힘들어할 만한 다양한 요소들이 집합되어 있는 직장에서,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며 점점 단단해지는 모든 직장인 분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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