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news교섭대표노조만 사무실 제공… 법원 “공정대표의무 위반”

2024-06-03

소수노조라 사무실 없어도 된다? 법원 “사무실 없어 소수일 수도”

사용자가 노조 사무실을 교섭대표노조에만 제공하고, 소수노조에 제공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법원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최근 인천 시내버스 운송업체인 인천스마트합자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공정대표의무위반 시정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천 시내버스 노사는 지역에서 산별교섭을 이어오고 있다. 조합원수가 가장 많은 자동차노련 인천지역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서 버스운송사업자단체인 인천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교섭을 진행했다.

문제가 된 건 2022년 임금·단체협약이다.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전국버스개혁노조는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단체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다며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냈다. 근로시간·배차운행시간 변경, 신규채용, 촉탁직 재고용 등에 대해 사측이 교섭대표노조와 협의하도록 한 내용을 문제삼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를 차별했다”며 일부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특히 노조 사무실을 교섭대표노조에만 제공하도록 한 단체협약 내용이 쟁점이 됐다. 전국버스개혁노조는 노조의 기본적 활동을 보장하는 사무실을 소수노조에 제공하지 않은 건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교섭대표노조에 비해 규모와 활동이 적고, 모든 노조에 당연히 사무실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차별이 아니라고 맞섰다. 지방노동위원회 판단도 엇갈렸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차별이 아니라고 본 반면 중노위는 차별을 인정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 사무실을 제공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소수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야기될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취지가 있다”며 “교섭대표가 되지 못한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게 되므로 그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된 것이 공정대표의무”라고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사용자와 교섭대표노조에 부여되는 공정대표의무는 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조에 대해 근로자 처우에 대한 사항뿐 아니라 노조 활동과 관련된 노조 사무실 제공 등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사측 주장에 대해선 “조합원수가 적다는 사정은 오히려 사측이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을 뿐 차별 행위의 합리적 이유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