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포함 의심 슬레이트 조각 ⓒ 민주노총 경남본부 (오마이뉴스 출처)

경남 양산 산막공단 내 공장 철거 현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철제빔에 맞아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오전 8시 12분경, 하도급업체 소속 20대 노동자 A씨는 약 3~5m 높이에서 떨어진 U자형 철제빔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당일 A씨는 해당 현장에 첫 출근한 상태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현장 조사 후 "처참한 사고 현장에는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굴착기로 호이스트 레일을 철거하던 중 약 30m 길이의 레일이 한꺼번에 떨어져 A씨를 덮쳤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전날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철거업체는 작업계획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인 작업계획서 작성은 물론, 작업지휘자 배치, 현장 출입 금지 조치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모두 무시된 현장이었다. A씨는 사고 현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위험에 노출된 채 작업하다 변을 당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번 사고를 "예측 가능했던 인재"라고 규정하며, 사업주 구속 수사 및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현장 감독을 촉구했다. 특히 석면 해체 작업 관련 위반 사항에 대한 점검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또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추락한 U자형 철제빔은 호이스트 레일의 일부로 추정되며, 슬링벨트(인양 벨트) 파단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슬링벨트의 부적절한 사용, 안전장치 미비, 작업 절차 미준수, 안전점검 미흡, 작업자 안전교육 부족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이번 사고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20대 젊은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은 안전 의식 부재와 안전 규정 위반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례이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